얼마 전 과탐실 시간에 레이온 합성 실험을 했다. 근데 준비물 중 가장 중요한 탄산구리가 준비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구리 가루라도 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그렇게 약간의 변수와 함께 실험을 진행했다. 탄산구리 4g 대신 같은 몰수 만큼의 구리 질량을 다시 계산해서 암모니아수에 넣어 수용액을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여기서부터 고비가 시작됐다. 한 번 호흡할 때마다 수명이 10년씩 단축될 것 같은 암모니아수의 냄새를 이겨내고 구리 가루가 녹을 때까지 열심히 저었지만 가루는 절대 분해되지 않은 채 액체 속에 가라앉아 남아 있었다. 적당히 녹았다고 정신 승리를 하고 가루를 없애기 위한 여과 과정을 거친 뒤 그 용액 속에 탈지면(셀룰로오스를 얻기 위함)을 넣었으나 아무리 탈지면을 녹여도 젖기만 할 뿐 녹지 않았다. 그 때 나는 이 실험은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었음을 깨달았다. 일과 시간 이후 저녁 시간에 실험실에 혼자 남아 실험을 이어갔던 상황이라 더 허무함이 크게 몰려왔다. 하지만 실패 요인이 매우 뚜렷하므로 다시 실험을 할 때는 꼭 구리 이온이 포함된 시약을 사용해야겠다는 구체적 다짐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실험을 기획하고 실행까지 한 경험을 매우 드문데 이렇게 실패까지 경험하고 새로운 계획까지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한 주에는 많은 걸 배운 것 같다. 계속 도전하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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